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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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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은행이었던 것 같다. 옆에 시사주간지를 별 생각 없이 보다가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감옥에서의 여름나기는 겨울보다 더욱 힘이 든다는, 겨울엔 서로의 체온이 도움이 되지만 여름엔 옆 사람이 37도짜리 난로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그래서 좁은 감방에서 옆 사람을 증오하게 된다는.
 
그 때 처음 알았다. 신영복 선생에 대해서…. 이렇게 차분하게 하지만 너무도 절절한 이 글을 쓰신 분은 누구인지 주간지를 다시 되짚어 읽고는 그날로 책을 샀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신영복 선생은 출소하셨고 성공회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시고 계속 글을 쓰셨다. 나지막하고 따뜻한 목소리와 더욱 깊어진 눈빛과 온화한 표정으로 나이 들어가셨다.
 
그 날의 쇼크는 사라져갔고 선생의 감옥도 잊혀져갔지만 마음 한켠에 선생 같은 분이 우리 사회에 계심이 늘 다행스러웠다.
 
봉하의 아픈 기억 속에도 선생이 계셨다.
 
대통령 노무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선생의 글씨는 노대통령의 진심과 어울려 가슴에 새겨지고 그 끝엔 아픈 눈물이 있었다.
 
선생의 글씨가 주는 힘이다. 선생의 글씨는 선생의 생각과 진심이 담겨있다. 옛 선인들이 자신의 정신을 글씨에 담아놓았듯이 신영복체에는 글씨 이상의 것이 들어있다.
 
선생의 글씨가 있는 곳을 찾아 다시 그 의미를 새겨보는 변방을 찾아서는 변방의 생생한 움직임이 조금의 콤플렉스도 없이 중앙을 향해 나아가기를 원하는 선생의 바람이 담겨있다.
 
돋보이는 현판이 아닌 곳, 애달픈 사연이 있는 곳, 잊혀져서는 안 될 아픔이 기억된 곳,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곳…. 그 곳에 선생의 글씨가 있었다.
 
'변방을 찾아가는 길'이란 결코 멀고 궁벽한 곳을 찾아가는 것이 아님을, 각성과 결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있는 곳이라면 그 곳이 바로 변방임을 새삼 깨닫는다는 선생의 마무리글속에 우리의 숙제가 던져져있다.
 
결국 변방은 우리들이고 중심을 향해 나아가려는 역동성이 우리에게 있어 역사는 진행된다.
 
북악무심오천년 한수유정칠백리
 
한수의 끝에 위치한 변방 김포, 하지만 700리 도도한 강물 속에 우리네의 애환과 공감을 담아 김포의 스토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곰곰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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