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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의 촉한 통일의 꿈 : 그 자신은 믿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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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삼국지를 한번 연재해 봅니다. 아마도 4-5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대별로 나열하지 않고 생각나는 중요한 사안 별로 내용을 주제에 따라 엮어서 2천년 전으로의 여행을 시작해 봅니다.

촉한은 중국 삼국시대의 위, 촉, 오의 삼국 정립의 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유비의 한나라 제갈공명의 촉이라고 이해하고 있지요.
 
제갈 공명은 아마도 천하통일의 꿈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중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조조의 위나라는 그 국토와 인구 그리고 전반적인 국력에서 8개의 온전한 주와 2개의 주 절반을 차지하여 10정도의 국력을 보인 반면, 손권의 동오는 2개의 온전한 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유비는 겨우 반개 혹은 그 약간 이상의 주를 가졌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조조를 10이라고 본다면 손권은 2 내외이고 유비는 0.5 내외에서 잘 잡아줘도 1을 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역사가들의 의견입니다.
 
즉 10:2:1의 국력이 되는 것입니다. 아직도 감이 안 오시지요? 축구를 하는데 상대방은 11명이고 저는 2명이라는 말입니다.  
 
현실적으로도 조조는 장강 이북의 중원을 모두 점령하였고 중원 이북부터 만리장성까지는 중국의 핵심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북경, 하북성, 산동성, 산서성, 내몽고 자치구 요령성 일부(나머지는 고구려 등 이민족) 그리고 하남성 일부와 강서성 일부, 협서성 북부, 감숙 및 청해성과 돈황 유역까지 엄청나게 광대한 지역을 다스렸습니다. 
 
그리고 한족 정권의 숙원이었던 북의 이민족 즉 오환과 선비, 그리고 동호와 고구려까지 정벌을 시도하여 상당히 큰 타격을 입히고 북방을 안정시키는 동시 서쪽의 서량과 천수 일대 그리고 서북쪽까지 국경을 넓히지요.
 
동오는 그 당시에는 많은 사람이 살지 않았고 파천황(破天荒: 상당히 낙후하고 지역 조건이 가혹하다는 말임)이라고 불리던 호남 지역 일부와 상해 유역 그리고 안휘성 일부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조조와 한 판 벌일 만한 세력은 되었지만 그 한판에서 나라가 망할 수도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면 촉한은 어떨까요? 형주 일대 (지금의 양자강 중류 무한 부근)의 성 몇 개와 사천성 그리고 지금도 발전이 될 되어 있는 운남성 북부 지역 정도 밖에는 없었습니다. 

   
 
지도로 그 형세를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중간에 양자강이라고 불리는 장강이 없었다면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는 전쟁입니다. 
 
위의 세력도는 제가 만든 것이라 일반적인 생각과 다를 수는 있습니다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히려 조조의 위는 기존의 후한의 세력을 그대로 계승하였기에 실제로 위의 세력보다 더 컸을 수도 있고 동오와 촉한은 어느 정도 부풀려 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가운데 무한 서쪽의 형주와 그 아래에는 그 유명한 적벽대전이 벌어진 곳입니다. 지도를 보시면 형주는 세 세력이 충돌하는 곳으로 단순히 관우의 실수가 아니라 왜 빼앗겼는지 잘 알수 있습니다. 
 
아래의 적벽은 그 유명한 적벽 대전이 벌어진 곳으로 추측되는 적벽시 부근입니다. 학자에 따라 위치는 다르고 옮겨 가면서 전쟁이 이루어졌고 한곳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왜 전쟁이 벌어졌는지도 충분히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약한 국력과 부족한 인재와 물자를 가지고 제갈량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의 통일의 꿈과 한 황실 부흥은 다음의 단순히 그의 희망이었을까요? 제갈량 정도 되는 천재급 군사 전략가이며 많은 생각이 있는 영웅이 저런 상황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지도는 단순히 영토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국력을 나타내는 지역을 한번 살펴보면 촉한의 성도주변 외에는 촉한의 뒤는 전부가 산지입니다. 저도 가본 곳이지만 기본이 2천미터 좀 높은 지역은 3천미터를 넘어갑니다. 

촉한의 수도인 성도에서 위나라를 치려면 좌우측으로 이루어진 2-3천미터의 산맥을 넘어서 반드시 좁은 각종 관을 넘어서야 합니다. 물론 동오 쪽으로 나가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사실은 약간 다르지만 노숙이나 다른 사람도 주창하였던 계책)는 우선 천하를 셋으로 나눈 후 서천 즉 사천을 얻어 한쪽은 동오와 연합하여 조조의 턱밑인 장안과 낙양으로 북벌을 하고 반대로 서북쪽 서량의 마등, 마초 등 강족들과 연합하여 양평관을 지나 장안의 서쪽으로 쳐들어 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 위의 위치에서 보면 형주는 지키기가 상당히 어려운 곳입니다. 위로는 조조의 대군과 아래로는 손권의 대군이 접촉하는 곳이므로 마치 주변 4강국의 가운데에 있는 한반도와 같은 위치이고 이런 강국들로 인해서 잘리듯이 나중에 관우가 죽을 때 형주는 양분되고 말지요.
 
동오는 동오대로 자신들의 세력권이 필요했기에 결국 유비와 손권의 연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형주를 빼앗기고 흥분한 유비는 정국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 즉 방금 빼앗은 유장의 정권이 안정되기도 전에 무리한 동정을 펼치다가 육손의 계책에 걸려 결국은 병사 10만을 잃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백제성 즉 영안에서 제갈량에게 자신의 아들을 맡기는 유명한 탁고를 합니다.
 
사실 제갈량의 신기막측한 전술과 발명 그리고 하늘의 천기를 보는 부분은 대부분이 과장되고 거짓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의 전략 즉 대전략 자체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적의 적과 연합하고 강한 상대를 두고 약한 자신은 자기보다 조금 강한 동오와 연합하여 대응한다는 전술은 분명히 정확한 통찰이라고 보입니다. 또한 제갈량의 전략에는 정확한 기후와 지형에 대한 이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 알듯이 천재의 한계는 거기까지 였습니다. 세월의 흐름과 세상의 조류 그리고 역사의 발전은 고독한 천재 한명으로서는 돌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謀事在人이요, 成事在天이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물론 이 말은 사마의를 몰아넣고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려고 할 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애꿎은 사람만 죽고 사마의는 화공에서 빠져나간다는 상당한 허구의 삼국지연의의 말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되 이를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라는 말은 마음에 와 닿는군요.
 
도전이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도전이 그렇게 쉽다면 포기해야겠지요. 하지만 한을 계승하겠다는 유학자로서 정치가로서의 대의명분과 국가를 부흥시키겠다는 포부 또한 젊은 청년으로서 내일에 청춘을 걸고 도박을 한다는 노래말처럼 그에게는 성공의 확률이 적었던 도박인 유비와의 합작이 필연이었고 숙명이었을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때로는 얼토당토 않은 꿈과 미래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실패한 사람은 그 길을 가지 말라고 하고 성공한 분은 그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다른 어떤 동물과도 다른 것이 꿈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은 많은 꿈을 꿉니다. 이겨야 할 조조의 강력한 위나라가 있고 또 넘어서야할 만만치 않는 오나라가 제 주위에도 있습니다.
 
결국 이를 넘어서야 저와 우리 회사가 생존하겠지요. 비록 지금은 미약하지만 삼국지의 말을 움직이듯이 때에 따라서는 제갈량과 유비도 되야하고 관우, 장비, 조운, 방통, 마초, 황충, 마대도 되고 때로는 보잘 것 없는 병사가 되기도 하면서 또 그런 인재들을 구해가면서 회사를 만들어 가야합니다.
 
저기 앞에 고통이 있습니다. 어려움도 많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려움을 피하라고 가르치시겠습니까? 아니면 뚫고 나가라고 가르치겠습니까? 저는 제갈량의 꿈은 바로 온 세상을 온몸으로 부딪혀 물을 거슬러 오르며 세찬 물결을 받아치며 모든 사람과 함께 이를 이겨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의 마음에는 권력도 명예도 부도 아닌 국가와 자신의 백성을 생각하고 다시 통일된 국가를 건설하는 그런 꿈만이 존재하였을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는 꿈이 있는지요? 어려운 문제를 물어봅니다. 
 
* 필자는 북경인민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문화와 생활을 담은 ‘Walk on the China’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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