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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중의 입시칼럼] 수능 백일 전, 오답노트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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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람 스터디 원장, 김영일 교육컨설팅 수석컨설턴트
수능이 백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언론과 입시기관에서는 수능 백일작전이라 하여 저마다 나름대로의 처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나오는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가장 초점이 되는 사항은 국, 영, 수 각 과목별 A, B형의 선택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수능시험 체제가 바뀐 후 처음 치러지는 시험이라서 그 관심도가 더욱 높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문. 이과 별로 대체적인 표준 선택 유형이 나와 있고 2등급 이상 정도 되는 상위학생들은 지망하고자 하는 대학들이 제시하는 과목별 기준이 있는 상태라 생각보다 A, B형 선택을 놓고 그리 큰 고민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 안에서 점수를 얼마나 최대한 끌어 올리느냐가 관건일 것입니다. 이에 반해 중하위권 학생들은 시간이 갈수록 계열에 상관없이 난이도가 쉬운 A형 선택 비중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 수준에서 지망하는 대학들이 B형 선택에 대한 가중치를 A형 선택에 비해 크게 유리하게 할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거론되는 내용이 EBS 연계입니다. 매년 수능시험이 끝나면 EBS 연계 반영 출제비율에 대해 수치가 제시될 정도로 이 사안도 단골메뉴입니다. 하지만 EBS 연계방침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참고서 시장까지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하여 어디가나 EBS교재 천지인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새로운 내용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EBS 연계방식에 대해서는 다음 주제로 다뤄볼까 합니다. 이외에 원리 및 개념에 대한 이해, 교과서를 중심으로 하되 폭넓은 사고를 하라는 등의 여러 처방이 제시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진부해보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처방을 제시하는 분들도 학생과 학부모의 갈증을 모를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원론적인 해법밖에 제시하지 못하는 저간의 속사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진 그 속살을 들여다보기가 한계가 있는 게 수능이다 보니 보수적인 발언과 해법을 말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만 당국의 수능출제 방침과 교육평가원 모의고사 문제에 나타난 경향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대처하는 것은 현재에 있어 가장 유효한 수단일 것입니다.
 
   
 
저는 수능 백여일 앞둔 시점에서 약간은 색달라 보일 듯한 두 가지 권유를 하고 싶습니다.
 
그 첫째는 참고서 줄여가기 방식입니다. 지금 시점에 새로운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들여다보는 것은 위험한 방식입니다. 오히려 기존에 봐왔던 것들을 되짚어보면서 완전히 소화를 하고 제껴가는 방식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마치 부모님들이 학창시절 콘사이스 영어사전을 한 장 한 장 외운 뒤 씹어 삼키던 방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의 책들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각오로 남은 백여일을 소화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수능 당일 수험장에는 각 과목별로 요약집 한권과 오답노트만 들고가는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권하고 싶은 것은 오답노트의 작성입니다. 키보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오답노트 작성은 소모적인 일로 비추어질 수 도 있습니다. 특히 글씨체가 엉망이고 정리에 익숙하지 않은 경향이 있는 남학생들에게 오답노트 작성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답노트 작성여부는 수능 고득점을 향한 필수적 무기입니다. 프로바둑 기사들은 대국을 마친 뒤 승패에 관계없이 상호 복기를 합니다.  우리가 모의고사나 각종 문제집을 풀어 본 뒤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바둑의 복기와 같은 행동이라 보면 될 것입니다.  오답노트 작성 요령은 따로 정해진 게 없습니다. 학생들 중에 오답노트를 제대로 작성하여 갖고 다니는 친구들 것을 참조해보면 될 것입니다. 아니면 인터넷에 오답노트로 검색해보면 참조할 내용이 많습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오답노트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창작활동이 아닙니다. 큰 부담을 갖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제법 값나가는 노트에 온갖 화려한 색연필로 채색을 해가며 장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정성과 땀입니다. 그리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자신만의 콘텐츠 목록이라는 것을 알고 심혈을 기울이면 될 것입니다. 
 
또한 오답노트 작성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오답 문제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인내심과 절제하는 마음이 아직 약한 청소년기인 탓에 오답문제를 다시 대했을 때는 짜증과 뒤틀린 감정이 솟구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충하고 보는 형식으로 오답노트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대부분의 문제를 실수 탓으로 합리화하면서 형식적인 오답노트 작성을 할 수도 있습니다. 실수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몰라서 틀린 경우에도 그 강도에 따라 여러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틀린 문제에 대해 문제풀이를 다시 하는 것은 기본으로 하되 왜 틀렸는지 이유와 원인을 문제 옆에 반드시 기술해두는 습관을 익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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