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과 ‘기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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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고르라면 난 주저 없이 ‘황금들녘’과 ‘기러기’를 선택하겠다. 십여 년 전 김포로 이사 온 그해 가을, 산책길에 만난 황금들녘과 기러기 떼의 감동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둘은 다르지만 서로 같이한다. 추수가 끝난 후 떨어진 낙곡을 먹는 기러기는 들녘을 떠나 존재 할 수 없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이 두 가지 모두 도시 확장과 신도시 건설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 돌방구지와 접하는 한강의 강기슭과 모래톱의 큰기러기 무리. 논습지의 감소가 큰기러기 개체수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
황금들녘, 가을과 함께 김포를 찾는 기러기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두 종류다. 이름 앞에 붙은 ‘쇠’에서 알 수 있듯이 쇠기러기가 큰기러기 보다 조금 작다. 큰기러기는 번식지인 러시아 북동부의 콜리마 강 하구와 캄차카에서 쇠기러기는 콜리마 강 하구와 아나딜에서 9월 중순경 떠나 4,050km~4,460km를 날아와 한강하구를 찾는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홍도평야와 장항습지를 찾는 무리는 큰기러기가 대부분이고, 강화 들녘을 찾는 무리는 쇠기러기가 대부분이다. 홍도평야와 강화들녘 사이 후평리 평야와 그 일대 주변의 논을 찾는 무리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섞여있다.
▲ 길을 막아서고 있는 홍도평야의 큰기러기. 20분을 기다렸다. |
기러기는 먹이를 먹을 때 수시로 고개를 들어 주변을 경계한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처럼 리더를 중심으로 역할을 나누며, 포식자로부터 무리를 지키기 위하여 역할을 맡은 기러기가 경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없다. 맡은 역할도 없다. 대신에 ‘집단경계’를 한다. 먹이를 발견하면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먹지 않고 무리를 불러 모아 먹이를 함께 먹는다. ‘이타적’이라고 확대해석 할 필요는 없다.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리 생활을 택한 것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포식자나 인간의 사냥으로 인한 위험은 줄었다. 그러나 무리나 무리를 이루는 개체수도 함께 감소했다. 환경파괴로 인한 서식공간의 축소와 논 습지 감소로 인한 취식지의 감소 그리고 도로확장, 교통량 증가 등 방해요인의 증가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4천여 km. 극심한 체중과 체력감소,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그 먼 거리를 날아와 김포를 찾았다.
우린 발전과 풍요를 꿈꾼다. ‘지속 가능한 창조도시 김포’ 풍요롭고 지속 가능한 우리의 삶은 건강한 생태계 안에서 만 가능하다.
▲ 후평리평야의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
같은 종류 중에서 몸집의 크기가 작은 새의 이름 앞에 ‘쇠’를 붙인다. - 쇠박새, 쇠부엉이, 쇠오리, 쇠딱다구리, 쇠백로, 쇠제비갈매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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