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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엔 나이가 없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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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봄이던가.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이란 책을 흥미롭게 읽었던 적이 있다. 어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회원들을 초청해 보여 주었던  스위스 영화 ‘할머니와 란제리’를 감상하면서 잠깐 이 책이 떠올랐었다.
 
   
 
마흔 이후, 긴 30년의 세월을 서드 에이지라 부르는데 골동품이나 고급 포도주를 제외하고 ‘나이 듦’이란 단어는 절대 ‘부가가치’를 뜻하지 않는 다는 걸 이해하면서도 덤으로 받은 30년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따라 제 2의 인생을 새롭게 꽃 피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양성평등을 주제로 한 영화 가운데 ‘할머니와 란제리’는 여성의 문제를 현실 속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영화 가운데 하나였다. 관객의 호응이 컸었던 영화라 이번에도 다시 회원들을 초청해 상영했지만 여전히 반응은 뜨거웠다. 여성이 나이 들어서도 꿈을 갖고 살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훌륭한 영화다란 생각을 했다.
 
   
 
스위스의 아담한 시골 마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후 삶의 의욕을 잃은 마르따 할머니.
하루빨리 남편 곁으로 갈 날만을 기다리는 마르따 할머니는 잠들기 전에도 할아버지 영정사진을 가슴에 얹고 잠이 들곤 한다.
 
   
 
할머니의 각기 개성 있고 멋진 친구들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새로운 가게를 열어 새 출발할 것을 권유하고, 망설이던 마르따 할머니는 젊은 시절 란제리를 만들던 때의 좋은 솜씨를 발휘해 만들어낸 란제리를 모아 부띠끄를 열지만 보수적인 마을 사람들의 반대와 냉랭한 시선으로 할머니는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진다. 
 
목사인 아들과 며느리는 할아버지가 남기고 간 가게에만 관심이 있고, 어머니가 늙어서 속옷 가게를 한다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기만 한다. 마을의 젊은 농민당 지도자도 마르따의 가게가 문을 닫도록 각고의 노력을 펼치지만 마르따 할머니의 현명한 처신으로 가게는 나날이 번창한다.
 
   
 
평생을 아들과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정작 자신의 꿈은 접고 살아야 했다가 다시 란제리를 만들면서 행복해하는 마르따 할머니. 다른 친구 할머니들도 마르따 할머니처럼 도전정신으로 몸이 불편한 남편의 용이한 이동을 위해 운전면허를 따기도 하고  또 다른 친구인 우아한 할머니는 멋진 요양원 남자친구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컴퓨터를 배워 마르따 할머니의 란제리 판매 인터넷쇼핑몰을 만드는 모습이 참 유쾌했다.
 
영화 속 마르따 할머니의 독백처럼 “열정엔 나이가 없는 법이지”라는 말에 200% 공감하면서 스위스 시골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화면과 코믹한 대사가 시종일관 웃음 짖게 만든다. 
 
   
 
‘할머니와 란제리’ 영화를 보며 나 역시 이제 중장년의 시기로 옮겨가는 지점에 와 있지만 젊은이 중심 사회에서 늙는다는 것은 이제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의학의 발달과 풍부한 양질의 먹거리, 각종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인해 평균수명이 예전보다 30년 가까이 늘어난 지금에도 여전히 50대 이후엔 직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정년퇴직이란 걸 맞게 된다.
 
   
 
덤으로 주어진 30년 이상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인생 2모작을 위한 거푸집을 견고하게 만들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살 수만 있다면 참으로 멋진 노년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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