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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투표로 나의 권리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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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한국이주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 너나우리행복센터 대표

 


우리나라는 글로벌 사회로 진입했다. 결혼 열 쌍 중 한 쌍은 국제 결혼 가정이다. 다문화 인구가 무려 109만명이다. 


한국 정부가 결혼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1990년에 619명에 불과하던 결혼이민자 수는 2022년 법무부 출입국 통계연보에 따르면 16만9,633명이나 된다. 이중 여성이 80.3%다. 


그리고 다문화 자녀수는 2022년 말 기준 16만8,645명으로 전체 학생 528만4,000명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성인으로 성장한 다문화 자녀 5,817명이 현재 어엿한 군인으로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방의 의무를 위해 복무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간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의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노동인력 부족 그리고 고령화 사회의 대안에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시각은 수혜자로 낙인찍고 사회적 편견의 시선에 머물러 있다. 이주와 여성이라는 취약성 때문에 많은 이주여성들이 아직도 사회에서 무시와 차별을 당하고 있다.


국가가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동화정책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정작 결혼이주여성들이 이주 초기 거쳐야 하는 다문화지원센터 NGO(비정부기구) 단체들은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선거철이면 정당과 정치인들은 대중매체의 눈을 즐겁게 하고 본인들의 선거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시각적으로 외국인 티가나는 이주민들을 인재라고 영입하면서 들러리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영주권 3년 이상 국내에 거주한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하면서 아시아 최초로 외국인 유권자의 지방선거 참정권을 도입했고 한국의 정치인들은 이 제도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방선거에서 외국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2010년 35.2%이었지만 2014년 17.6%, 2018년 13.5%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는 이주민 유권자들이 민주시민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유권자인지, 선거를 왜 하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와 통계청의 2022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에 실시된 선거에서 귀화자의 27.4%가 해당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참 이유로는 "관심이 없었다"가 18.2%로 가장 많았고 "투표권이 있는지 몰랐다"는 응답도 3.8%에 달했다.


"선거는 투표를 통해 우리의 대표를 선출하는 겁니다. 선택된 대표자는 우리나라 재정을 운영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앞서 이주민 유권자의 투표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6일 너나우리행복센터에서 민주시민 교육을 진행했다. 영주권자와 귀화자에게 참정권의 차이를 설명해주었고 참가자들은 신기해 하면서 강의에 몰입했다.


일본에서 온 귀화자 구미정(53)씨는 ”한국어가 서툴렀을 때는 공보물이 한국어로만 되어 있어 읽기 어려워서 가족들이 '누구 뽑아라' 하는 대로 뽑은 적이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온 귀화자 황금철(53)씨 역시 "한국어를 잘 모르니 당 자체가 헷갈렸다"고 했다. 황금철씨는 “당장 애 키우거나 먹고살기 바쁘니 투표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많다”고도 했다.


다행히 너나우리행복센터의 주말 민주시민 교육에 참여한 이주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온 영주권자 진송월(43)씨는 "투표를 제대로 하는 법을 어디 가서 배울 길이 없다. 외국인이 한국으로 귀화하기 위해 듣는 사회통합 프로그램에는 투표나 참정권 교육이 없다"고 했다.


진송월씨는 "어떻게 투표를 할지 방법에 대한 건 이번 강의로 처음 알았다"며 "귀화자 자료를 가지고 있는 동사무소나 정부기관에서 외국인을 위한 강연을 열고 안내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귀화자 등 이주민은 이제 한국인이다. 조금만 알려주면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제도적으로 정부에서 다문화 가정들이 이용하는 기관을 통해 상하반기 의무적인 선거정치 민주시민 교육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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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중국 귀화자 황금철, 일본 귀화자 구미정, 중국 영주권자 진송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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