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처리 지연에 김포시청 직원들 비명... 최종 무산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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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5회 임시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처리 될 것으로 예상 됐으나 여야가 또 다시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김포시청 부서마다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비명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의회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 간 추경 처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과 추경예산안, 조례안, 공유재산관리계획안, 기타안 등 25건의 안건을 심사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23일 첫 본회의에서 한종우 국민의힘 원내대표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조례심의, 추경 심의할 의사가 있어 보이나”라며 정회를 요청했고 김종혁 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어떤 근거로 그런 발언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의장이 국힘의 의사만 듣고 편파적 정회를 했다"고 반발하고 의장과 한종우 의원의 사과가 있어야 추경과 조례안을 어떻게 할 지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가 추경안을 상임위, 본회의, 예결위 어디에서 다룰 지를 놓고 수싸움을 하다 여당 대표의원의 발언을 기폭제로 야당에서 사과 요구가 나오더니 한 술 더 떠 원구성 합의가 전제 돼야 추경을 하겠다는 속마음까지 노출 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김포시청 직원들도 의원들에 대한 비판과 원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의원들이 겉으로는 시민들을 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정파적 입장에 따라 추경안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오후 김포시청 내부 게시판에는 <의회가 이렇게 안 열려서 추경을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해도 우리 괜찮은 건가? 너무너무 걱정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추경을 못해서 일이 추진이 되지 않아 시기를 놓친 부분과 예산확보를 못해서 손놓고 있는 부분들, 시민들의 불만소리 등 역대적으로 이런 일은 없었던 거 같은데 진짜 방법이 없는 건가? 방법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건가? 본예산이 더 걱정 된다"는 고민을 올렸다.
그러자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던 직원들도 하나둘씩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한 직원은 "일은 해야 하는데 돈은 없고 해줄 거면 빨리 해주던가, 늦게라도 돈 주면서 빨리하라고 여기저기서 쪼을 텐데, 올 겨울은 무지 추울 거라고 추위가 더 빨리 올거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써야(줘야) 할 것도 못해서 여기저기 아쉬운 소리하는 동료들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러는 건지, 그렇게 해서 어느 쪽이든지 원하는대로 이루면 그 결과가 지금 시민들이 겪는 불편 보다 더 의미 있는 건지, 밤에 퇴근할 때 보니 그 건물(의회) 앞에 조명등은 왜 그리 환하게 켜놓는 건지, 전기세도 아까운 시기에"라는 글을 달았다.
또 다른 직원들은 "지금 '돈 언제들어오냐'는 복지민원이 역대급이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되겠지만 그 피해는 시민과 공무원이 받으니 문제", "의회에 진짜 민원 넣고 싶다. 사업 시기 놓치는 거, 지연 되는 거, 민원 발생하는 거 어떻게 책임질 건가", "오늘은 심의가 진행 될 줄 알았는데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일을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하게 만든다. 이 행정력 낭비, 비효율, 시간 허비를 뭘로 어떻게 책임질 건가", "시기를 놓쳐서 이제 할 수도 없는 건 삭감 좀 해달라"는 원성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직원들은 일하지 않는 의원들에 대한 불신과 비판도 여과 없이 표출했다. 직원들은 "김포시민으로서 열 받는다. 의회방송 보기도 싫다. 왜 일도 안하시면서 세비를 받나. 공무원이 그러면 직무유기라고 징계 받을 듯", "제 양심이라면 월급 반납할 듯", "의회 폐지 기원", "인건비 걸려있는 부서는 진짜 어떻게 하라는 건가. 너무 무책임하다", "나도 내 기분에 따라 일하고 월급 받고 싶다", "역대급", "(수급자가) '돈 내놓으라'고 (한다.) 왜 내가 욕을 먹어야 하나", "어서 선관위에 주민소환투표 청구 신청을", "무노동 무임금 원칙 법령 개정 필요", "시민의 대의기관인지 당정의 대변기관인지", "국회의원들 보다 더하다", "시민들한테 돌아가는 불편은 정말 나 몰라라 해도 되는 건가"라며 냉소했다.
한편 민주당이 추경안 처리의 전제로 또 다시 상임위 원구성을 내세우면서 올해 추경안 처리가 최종 무산 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9월 3일 한종우 의원은 원구성과 추경 등 의사일정 합의가 어려움을 겪자 본회의장에서 "'뒤에 박상혁 의원이 다 조정하고 있다. 조례, 추경 묶으면 김병수 죽이는 거다'라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상황을 예견한 바 있다.
김포시가 지난 8월 시의회에 제출한 1330억 원 규모의 증액 추경안에는 노인장기요양 급여, 긴급복지, 어린이집 운영비, 생계급여, 골드라인 전동차 증차, 인천거첨도~약암리간 광역도로 개설, 공공버스 운영, 모담도서관 건립, 솔터체육공원 파크골프장 조성, 실내 테니스장 건립,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주차장 조성,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등 다양한 시민 지원 예산이 담겨져 있다.
김포시는 의회의 원구성 파행이 장기화 될 경우 올해 추경은 물론이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불가능할 수 있다며 준예산 사태를 가정하고 있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을 때 전년도에 준해 인건비와 복지급여·수당 등 필요최소한의 예산만을 집행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예산 제도다.
최구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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