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사회
HOME  > 뉴스종합 > 사회

아들래미 중학교 입학식날

컨텐츠 정보

본문

2012년 11월에 이사 왔습니다. 용인에서 살다 왔구요. 특별한 연고가 있어서 온건 아니구요~~. 남편 직장 때문에 무작정 왔습니다.

전 40대 초반의 나이와 40대 초반의 비쥬얼과 60대 후반의 나이에 비해 저질체력과 20대 후반의 약간 소심한 열정을 가지고 사는 아줌마이구요~~. 14살 중딩 아들과 10살 초딩 딸램 엄마입니다.

7년 가까이 살던 동네를 떠나 이곳에 오니 모든 것이 낮 설고 새롭습니다. 산속에 쌓여 살다가 강가에 살게 된 것도 새롭고 자전거를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계곡 같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던 동네에서 살다가 바둑판처럼 편편한 동네를 보니 그동안 묵혀놨던 자전거를 손봐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아직 적응해야 할 것 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저도 넘 추운 겨울 덕분에 매일 방구석 유람중이라~. 휴우.

강가라 그런지 더 춥게 느껴졌던 겨울이 드디어 지나갔네요~~. 이제 집구석에서 지하주차장으로만 옮겨 다녔던 일상에서 탈출. 본격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김포시민이 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듯~. ^^ 가랑비에 옷 젓 듯 요란하지 않게 스물 스물 적응해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용인 댁 김 여사... 이제 김포 댁 김 여사로 거듭나기 위한 좌충우돌 생활이야기를 김포 적응기에 담아보겠습니다.

두둥~

 

아들래미가 오늘 중학교에 입학을 해요. 교복 와이셔츠와 바지를 잘 다려서 각을 잡고 넥타이를 반듯하게 다렸습니다.

콧물 줄줄 흘리며 초등학교 입학 하던 날, 추워서 집에 가고 싶다던 아들래미... 벌써 6년을 보내고 오늘 두 번째 입학식을 하네요.

첫 번째 입학식 때와는 사뭇 다른 아들과 나...

‘츄리닝만 입는다. 실내화를 신고 등하교를 한다. 슬리퍼를 신는다.’
그렇게 울 아들래미의 사춘기는 2012년 여름부터 시작이 되었어요

짜증어미로 늘 문장을 마무리 하며 나의 성질을 돋우다가도 10살짜리 동생이랑 만화 머털도사를 보며 낄낄 거리는 걸 보면서 아직 넌 멀었구나 싶었는데.

변성기가 왔어요... 공부를 잘 하고 싶다는 말도 하고요... 키 때문에 부쩍 고민도 하고 그 게으른 녀석이 키 큰다니 줄넘기를 매일 하겠다고 하기도 하고요..

아빠랑 둘이 있을 때 텔레비전을 끄면 서먹해진다고 쑥쓰러워하고... 엄마 목소리가 좀 작으면... “나 때문에 화났어..? ” 하며 눈치도 불줄 알고... 전화는 방에 들어가서 받고... 일주일전부터는 머리도 외출할 때마다 매일 감네요...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최신 유행곡부터 오래된 팝송까지 .. 줄줄이 음악 여행중이라 항상 여러번 불러야 대답하고...
“ 아들 ~~ 핸드폰~~~” 까지만 해도
“알~~았~~다~~고~~~” 하며 짜증을 내지요.

가장 결정적인 건, 이 녀석이 저에게 존댓말을 해요. 처음엔 남들에게, 그담엔 남들이 있을 때 저에게, 그 담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그 담엔 남들이 없을 때에도 저에게.

이상해요~~~ 50cm 아기로 태어나서 먹고 자고 싸고를 반복하다가 듣고 말하고 말대답하다가 친구들과 싸우고 화해하고 거짓말 하고 뉘우치고 다치고 치유되고 절망하고 극복하고 소유하고 허무해지고... 이렇게 저랑 만 13년 가까운 세월을 살았던 울 아들....

어느새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고 있네요. 좀 어색해요. 나도~~아이도~~. 하지만 신비롭고 흥분되기도 하네요. 나와 아 아이에게 어떤 재미나고 당황스런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오늘 아침.
녀석도 설레는지 새벽 4시 30분부터 일어나서 자기 머리 좀 꼼꼼하게 감겨달라고 수선입니다. 귀찮아서 알아서 혼자 감으라고 하다가 입학식 날은 감겨주기로 약속한 것이 있어서 5시 30분에 일어나 머리 감겨주고 다시 자고 일어났더니, 아들래미 동생 방에서 귀에 이어폰까지 꼽고 잠들어 있네요...

저걸 깨울까 말까 고민하면서 밥을 합니다. 첫날부터 지각을 시켜서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확 일으켜줄까? 첫날이니 오늘만 깨워줄까? ㅋㅋㅋ

밥이 다 되면 깨워야 겠지요? 왠지 저도 따라 설레네요. 오늘 초딩 중딩 입학하는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학부형 이웃님들. 아이들과 함께 콩닥콩닥 설레는 하루 되세요~~~.

두근두근 콩닥콩닥~~.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16,958 / 831 페이지


인기 기사


사람들


주말N


최근기사


중부데일리TV


포토


기고/칼럼


기자수첩


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