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총선 위기를 서울 편입 이슈로 반전시키려는 선동 정치

기경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최근 김포를 두고 서울로 편입시키자는 이야기가 김포 지역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눠 김포를 경기북도에 포함시키느니 차라리 서울로 편입시키자는 식의 이야기인데 현실성없는 뜬금포 주장으로 오히려 김포 시민들에게 혼란과 분열만 일으키는 것 같아 걱정되는 마음에 글을 씁니다.

이 주장이 가진 문제 중 가장 큰 허점은 바로 허수아비 때리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의 핵심 전제는 우리 김포가 경기북도로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김포시는 경기북도에 관한 주민설명회를 거치긴 했으나 아직 주민투표조차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지방선거 전에 이뤄진 여론조사(중부일보 의뢰, 데일리리서치 조사)에서는 김포를 경기남부로 보자는 시민들의 여론이 우세했을 정도라 경기북도에 포함될 것이라고는 어느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서울편입론을 주장하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경기북도라는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열심히 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우리 김포가 경기북도에 포함될지 경기남도에 남게 될지는 충분한 숙의의 과정과 토론을 거쳐 어느 쪽이 우리 김포에게 이익이 될지를 충분히 고려한 뒤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경기북도에 소속됨에 따라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받아 지역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타당할 수 있고 경기남도에 잔류하는 것이 재정자립도가 높은 김포시에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타당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한 논의는 이미 수년간 진행되어 온 경기북부 분도에 관한 논의의 연장선일 뿐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선거용 발언이 될 수 없는 주제라 할 것입니다. 그만큼 준비의 기간도 길었고 입법과정도 많이 이루어져 있으며 그와 관련한 주민설명회 및 정책토론회 등이 이뤄져 왔습니다. 물론 국회 계류 중인 법률안에는 김포를 경기북도로 포함시키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경기도는 김포를 경기북도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관해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우리 김포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집중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는 경기북도냐 남도냐의 문제이지 서울편입이라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닙니다. 

즉, 지금 우리에게 놓인 상황은 수년간 많은 과정을 거치며 진척이 있어 온 경기도 분도가 현실화될 경우 어느 쪽에 속하는 것이 우리 김포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에 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란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이 장난처럼 말했던 ‘이럴 바엔 서울로 가는게 낫겠다’는 이야기를 정책이자 선거공약처럼 내세우고 있는 행태가 우리 김포시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나올 행동인가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같이 현실성 없고 실현가능성이 요원한 뜬금포 주장이 나온 가장 큰 이유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 스스로의 실정을 감추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 김포시장 및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이런 허수아비 때리기를 하는 것은 자신들이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했던 5호선 문제 해결 및 각종 김포시 현안에 대해 내년 총선 전까지 어떠한 해결에도 이르지 못할 상황이기에 이를 감추려는 의도가 숨겨진 것 같습니다. 시민들의 눈과 귀를 서울편입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로 막아버리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뿐입니다. 

현재 국민의 힘은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국정 운영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으로 서울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자당의 위기 상황에 사탕발림 같은 뜬금포 주장으로 시민들을 현혹시켜 내년 총선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드는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현 시점에 우리 김포시에 필요한 것은 서울 소외 지역으로의 편입이 아닌 김포시 자체 브랜드 가치를 높리는 것이며 이는 앞으로 시 행정과 지역 정치인이 해결해 나갈 최우선적인 문제라 할 것입니다. 그 동안 말뿐인 선거공약으로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의 해결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일부 정치인들의 말뿐인 공약에 놀아나는 어리석은 대중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꿔줄 때가 됐습니다. 우리에게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는 가린 채 막연하고 비현실적인 선거용 프레임에 놀아나게 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의 공약(空約) 남발에 경고의 목소리를 다 같이 높여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들과 함께 무엇이 우리 김포를 위하는 방향인지 항상 깊이 있게 생각하고 그 길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외부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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