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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진짜 대학병원을 보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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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한강신도시가 들어서고 인구가 20만 명대에서 30만 명대로 넘어갈 때쯤부터 대형 종합병원과 백화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구체적으로 흘러나왔다.


신도시에 대한 부품 꿈을 안고 서울에서 이사를 왔는데 막상 대형병원이나 백화점이 없으니 불편도 불편이지만 도시의 브랜드를 생각해서라도 유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공약을 걸고 김포시가 나서 대학병원과 백화점 유치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물을 먹었다. 


병원과 백화점 관계자들은 직원들에게 인구수부터 물어봤고 항상 들려오던 소리가 있었다. “인구 50만은 넘어야 합니다. 50만이 넘으면 오지 말라고 해도 다 들어갑니다.”


그러던 중 2021년 풍무역세권개발 사업 부지 내 인하대병원 유치 소식은 시민들에겐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할 정도의 반향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일 년에 수십 건도 체결이 가능한 “당신의 뜻을 알겠다”는 정도의 MOU(양해각서)가 아니라 법적 책임과 효력이 있는 MOA(합의각서)까지 체결했으니 이제 대학병원이 들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1일 김포도시관리공사가 공개한 인하대 측의 사업계획서는 손 안 대고 코 풀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법적으로 공사와 풍무역세권 개발 등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지원 책임은 대학교 부지 90,000㎡(27,225평)이고 건축비의 일부인 100억 원을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다.


나머지 공사비, 의료기기 등 병원 건립비용과 대학캠퍼스 건립비는 현재 상태로는 인하대 측의 부담이 당연하다. 


MOA 체결 전 추산한 공사비 3200억 원을 반반 부담하기로 논의했다지만 돈을 대는 주체인 민간사업자들은 돈이 남을지 안 남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1600억 원 지원안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이 들떠있는 상태에서 6000억 원~7000억 원의 건축비를 누가 댈 것인지 진짜 병원과 대학교를 짓기는 짓는 것인지가 이번 사안의 핵심이다.


2000억 원~3000억 원의 노른자 중의 노른자 땅을 주면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절차다. 어설픈 눈대중으로 땅을 넘기는 자체가 책임의 방기고 직무의 유기고 배임행위다. 


그런데 인하대 측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PF대출’, ‘준공 후 부동산담보대출로 대환’, ‘부동산담보대출’이란 단어들이 나온다. 


아직 넘기지도 않은 땅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건물을 짓겠다는 것으로 오해를 사기에 딱 좋게 써놨다.


공사에 ‘부동산 담보는 인하대 (예정) 부지가 아니라 다른 데서 담보대출을 받아서 가져오는 거’라고 해명했다지만 공사의 말대로 ‘다른 부지를 가지고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으면 (그냥) 현금 투입’으로 표기하면 그만이었을 일이다.


대학병원은 시민들의 염원이고 열망이다. 하지만 명확한 자금조달계획이나 누가 들어도 믿을만한 건설사의 책임준공확약이 없으면 땅만 넘기고 다시 하세월을 보낼 수 있다.


그런 희망고문은 2009년 큰 기대 속에 출발해서 ‘순항’, ‘중단’, ‘재개’, ‘청신호’, ‘본궤도’, ‘중단’, ‘무산’을 십수 년 동안 무수히 반복하고 이제사 준공을 앞두고 있는 시네폴리스 조성 사업만 봐도 알 수 있다.   


시끄럽더라도 앞으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첫단추를 따박따박 상식적으로 꾀어놔야 나중에 진행이 순조롭다. 


누가 얼마를 언제 어떻게 대서 언제까지 대학교와 병원을 짓고 문을 열 건지 명확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이 분명해야 땅을 줄 수 있다"는 이형록 김포도시관리공사 사장의 말은 지극히 합당하다. 


이번 일은 김포시청이든 정치권이든 모두 손을 떼고 실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공사와 돈을 댈 민간사업자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


그래야 희망고문이 아니라 진짜 대학병원과 대학교를 볼 수 있다.

 

 

최구길 김포인뉴스 발행인·대표

 

 

 


[관련기사] 이형록 김포도시관리공사 사장, "자금조달계획 분명해야 땅 줄 수 있다"... 인하대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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