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서부권 교통망, 윤석열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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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때 김포골드라인을 타봤다. 정말 숨 막힐 지경이었다. 국민들께서 얼마나 출퇴근길에 고생하는지 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선거 때부터 출퇴근 30분 시대를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를 주제로 열린 6차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사안과 분야마다 개별로 찬반을 판단하지 않고 진보요 보수요 진영 논리 속에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한 세상이지만 "정말 숨 막힐 지경이었다"는 이 말만큼은 윤 대통령의 진정성을 인정해 주고 싶다.
대통령의 발언 6일 전으로 돌아가 보자.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서울지하철5호선 김포검단 연장 노선 및 역사 중재 조정안을 발표했다.
당초 김포시와 인천시가 제시했던 노선안의 입장과 간극이 워낙 컸고 총선을 앞두고 또 GTX(광역급행철도) 노선 발표를 앞두고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터였다.
하지만 일단 대광위는 역사 수는 인천시에 2개 만 넣는 안으로 김포시의 손을 들어주고 노선은 검단신도시 깊숙이 들어가는 인천시의 안에 근접하게 정치적 중재를 했다.
누구도 승리를 주장하지 못하면 누구의 패배도 아니기에 일단 김포든 인천이든 4월 총선을 치르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의 수준에서 조정을 한 것이다.
두 도시 간에 추가 협의를 통해 총선 이후인 5월에 최종 노선과 역사를 확정 짓겠다는 대광위의 발표가 어쩌면 그것을 방증한다.
다만 김포시가 통진역과 김포경찰서역 추가를 대광위에 요청했고 인천시가 원당사거리역과 불로역 반영을 다시금 강하게 주장하면서 최종 노선과 역사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결정이 더 늦춰질 경우 윤 정부 첫 신도시인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5호선 조기 착공과 개통을 바라는 김포 검단 주민들의 염원에 다시금 고춧가루를 뿌리는 일이어서 서로 적당한 선에서 주고 받기로 일단락 지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여하튼 GTX 발표 전 대광위가 5호선 발표를 밀어붙인 사실에서 정부 특히 용산의 수도권 서부지역에 대한 관심과 출퇴근 교통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었다.
이를 재확인한 것이 바로 25일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 민생토론회였다.
GTX는 수도권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 사업이다. 전 세계 어느 대도시나 도시의 확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존의 버스, 지하철 정도의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근본적으로 감당이 안 되자 장애물이 없는 지하 40m 이상 대심도를 달리는 고속열차 노선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언제 되려나 하던 것이 GTX-A 수서-동탄 구간이 오는 3월, 파주-서울역 구간도 12월이면 개통한다. 인천에서 남양주까지 연결하는 GTX-B 노선은 올해 3월 착공에 들어가 2030년에 개통 예정이다. GTX-C 노선도 1월 착공에 이어 2028년까지 개통이 목표다.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GTX-A, B, C 연장과 D, E, F의 추가 신설이 핵심이었다.
특히 지난해 7월 인천~김포~고양을 연결하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예비타당성조사 착수 사업 최종 결정(2035년 개통 목표)과 김포장기~계양~검단~대장~부천종합운동장~신도림~여의도~용산~서울을 연결하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의 예타 신청(2030년 개통 목표), 올해 1월 5호선 김포~검단 연장 노선안 발표(2030~2031년 개통 목표)에 이어 다시금 서부권광역급행철도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는 장기(인천공항)~대장~광명시흥~삼성~팔당 수도권 남부 동서연결 광역급행철도 GTX-D를 확정(2035년 개통 목표)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수도권 서부 철도망 갈증 해소에 정점을 찍었다.
여기에 광역·시내버스 확대, 버스전용차로 설치, 추가 열차 투입 등 별도로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 대책을 정리해서 발표해 준 점도 높이 살만하다.
물론 수도권만 놓고 봤을 때 지방에서는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수도권에 국민의 절반이 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교통망 확충과 재원의 분배에 그만큼 고려가 되어야 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재정 당국이 고민할 지점이겠으나 지방에 고추 말릴 국제공항을 하나 더 짓고 차가 안 달리는 고속도로를 또 깔기보다는 차라리 이미 사람이 살고 있고 출퇴근 길에 국민들이 말라 죽어가는 도시로 철도 교통망을 더 확충할 일이다.
그리고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당부한다. 다시는 도시 간 협의를 조건으로 교통망 신설, 연장을 추진하지 마라. 이번 5호선 사태에서 보듯 시간만 허비하고 주민간 갈등은 극에 달했고 결국 중재안이든 최종안이든 그 누구도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게 재산권과 결부된 교통망이다.
대광위의 당초 설립 취지대로 정부든 정치권이든 이해당사자들이든 그 누구의 압력을 떠나 오로지 경제성과 합리성, 장래의 발전 가능성을 기본으로 균형발전을 더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 정리해 발표하고 말 일이다.
이번 5호선 갈등과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면 옥상옥으로 있으나 마나 아니 있어서 더욱 갈등을 부추긴 불필요한 국가기관 대광위는 그날로 해체하고 문을 닫아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에도 당부한다. 정치는 갈등의 해소고 민심의 수습이어야지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라는 식의 극단의 조건을 걸거나 주장하는 행위는 안 된다. 정치를 승패로만 가르면 5호선은 그 누군가의 전리품에 그치고 말기 때문이다.
교통권이지만 재산권이기도 한 교통망 확충을 우리의 것, 내 것만 주장한다면 받아들일 상대도 받아들일 이유도 없다. 배수진이 가이드라인이 되어버리는 순간 협상이 아니라 극단의 상황만 조장 되는 것이다.
여하튼 "교통 격차 해소를 통해서 국민의 삶의 질을 확실하게 개선해 드리겠다"는 정부와 대통령의 약속이 국민 앞에 던져졌다.
"국민의 삶에 교통은 주거만큼 중요하고 주거와 교통은 한 몸이나 다름 없다"며 “도심 주택 공급이 사실상 막혀서 결국 살 집을 찾아서 도시 외곽으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되고 교통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많이 (국민들이) 힘드셨다"는 대통령의 말만큼은 진심으로 믿고 싶다.
국정도 그런 보듬는 마음, 국민의 고통을 헤아리고 갈등의 치유와 통합을 고민하는 리더십으로 나아가길 당부한다.
최구길 김포인뉴스 발행인.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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