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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기행]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장릉’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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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포시 제공
자연과 역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추억의 장소
 
김포시청 뒤편에 위치한 조선 제16대 왕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元宗)과 인헌왕후 구씨(仁獻王后具氏)를 모신 장릉(章陵)은 1632년 아들 인조가 왕으로 추존하면서 ‘흥경원’에서 ‘장릉’으로 개칭하게 되었다. 왕릉과 왕비릉을 나란히 둔 쌍릉을 이루고 능 앞에 각각 혼유석(魂遊石) 1좌씩을 두었고, 중간에 장명등(長明燈)을 세웠으며, 능 남쪽 제2계(階)와 제3계에 문무석(文武石) 한 쌍씩을 세웠다. 2009년 조선왕릉 40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장릉도 세계문화유산으로 함께 등재되었다.
 
왕이 된 인조, 아버지를 왕으로 추존하다
 
   
▲ ⓒ사진 김포시 제공
선조의 다섯 번째 아들인 원종(정원군)은 1619년(광해군 11년) 12월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 이듬해 2월에 양주군 곡촌리에 장사지냈는데, 그로부터 3년 뒤 큰 아들 능양군이 반정으로 광해군을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아들이 왕위(인조)에 오름에 따라 대원군에 봉해졌고 묘 또한 원으로 추숭되어 흥경원(興慶園)이라 하였다. 1626년(인조 4) 1월 14일에는 경희궁 회상전에서 원종의 부인 구씨가 4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같은 해 5월 김포 성산(현 장릉산)의 언덕에 안장하고 원호를 육경원이라 하였다. 
 
그로부터 1년 후 흥경원을 이곳 성산으로 천장하여 쌍릉을 조영하면서 원호를 ‘흥경원’이라 합칭하게 되었다. 1632년 ‘원종’으로 추존하여 능호를 ‘장릉’이라 하고 석물을 왕릉제로 개수하였다. 그래서일까? 장릉을 이야기할 때면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가 언급된다. 또 ‘효심’이라는 순수성과 자신의 왕위에 대한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아버지를 사후 왕으로 추존하였다는 ‘사심’의 엇갈린 평가가 있다. 장릉을 지키는 무인석의 무표정한 얼굴은 그 답을 아는지 근엄한 얼굴을 하고 있다.
 
자연과 인공이 만들어낸 조화 ‘장릉 숲’
 
장릉이 위치한 김포는 평야지대로 산이 매우 드물다. 특히 도심권 내에서는 장릉산(북성산)이 유일함에도 ‘장릉’은 겹겹이 둘러싸여 강한 폐쇄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장릉 주변에는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는데, 이 숲은 자생한 수풀과 인공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광릉 숲, 헌릉 오리나무숲, 장릉 숲 등은 자연림과 인공림이 조화를 이룬 대표적인 왕릉 숲이라 할 수 있으며, 현 시대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삶을 치유하는 안식처가 되고 있다. 특히 김포시민들이라면 어릴 적 봄, 가을 소풍지로 보물찾기 하던 기억에서 이제는 자녀들과 함께 나들이하며 옛 추억을 되살리는 공존의 장소다. 
 
   
▲ ⓒ사진 김포시 제공
봄과 함께 장릉 연못을 찾아온 원앙이와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 나르며 새끼를 키워가는 딱따구리의 날개짓, 하얀 꽃을 피운 미선나무와 장릉 전체를 화사한 봄으로 물들인 벚꽃까지 장릉의 봄은 그야말로 생명의 보고라고 해도 좋다. 
 
또 여름철 비온 뒤 고개를 내민 여러 종류의 버섯과 촉촉히 물기 머금은 숲, 늦가을 바람에 뒹구는 낙엽 소리와 겨울철 밤새 내린 눈을 머리에 이고 장릉을 지키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장군석은 일상을 내려놓는 ‘쉼표’가 된다. 어디 이 뿐이랴! 문화해설사와 함께 하는 장릉 기행은 무심히 건넜던 돌다리 하나조차에도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의미가 새겨 있음을 깨닫게 한다.
 
장릉을 걸으며 마음을 내려놓다
 
효심이었는지, 사심이었는지는 파주 장릉(長陵)에 잠든 인조만이 알 수 있겠지만 어쨌든 김포시 풍무동에 위치한 장릉(章陵)의 역사와 문화, 자연은 우리에게 힐링을 제공하는 쉼터다. 이른 아침 저수지 위로 피어오른 물안개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아름드리 소나무 등걸, 순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뭇잎의 떨림은 우리의 일상을 내려놓게 하는 장릉의 선물이다.                    
 
이 글은 한국예총김포지회가 발행한 「김포예술」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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