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이드] 서울편입, 물타기의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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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한 개혁신당 정책본부장
작년 10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시 서울편입' 이슈를 던진 후 온 나라가 요동쳤다. 그 직후 국힘은 김포만 서울에 편입시킨다는 모양이 영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갑자기 '메가시티'를 함께 넣어 '뉴시티 특위'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서울편입'이 마치 수도권 선거의 만능열쇠라도 되는양 떠들었다. 비판하는 사람들을 '매국', '배신자' 같은 어처구니 없는 말로 공격했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 분도'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침묵했다. 경기분도를 추진했던 경기도의회 의원 중 일부는 '윤리위 제소' 협박을 받으며 눈물을 삼켜야 했고 문제점을 지적했던 모 의원실 보좌관은 당내 실세들의 압박으로 의원실에서 면직되기도 했다.(이건 내 이야기다.)
메가시티로 물타기 됐던 서울편입 이슈가 잠시 가라앉은것 처럼 보였지만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다시 떠올랐다. 이번엔 '경기분도'까지 더해졌다. 아마 선거가 다가오니 경기북부지역 출마자들이 '나 좀 살려주시오'라고 읍소했을 것이다. 당 지도부에서도 서울 인근 몇 곳의 선거구를 띄워보겠다고 경기북부지역 민심을 버릴 수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서울편입이 실제로 득표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수도 있다. 내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도 당시 국민의힘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총선승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으로 지적했던 것이다. 당내 전체주의식 행태에 실망해 탈당한 이후에는 차라리 국민의힘이 아무런 진전도 없는 서울편입 이슈를 끝까지 붙잡고 있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한동훈 위원장이 봤을지 안 봤을지야 관심 밖이지만 탈당하기 직전에 나는 한 위원장에게 몇가지 사항을 요구했었다. 뉴시티 특위를 해산할 것, 집권여당의 책임성을 간과하고 주민을 기만한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할 것, 주요정책에 대한 개방적 논의와 수용환경을 조성할 것. 그러면서 침묵이 강요됐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논의도 정상궤도로 돌아와야 한다고 짚었다.
김포시 서울편입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경기분도를 '망국적'이라 비판했다. 김동연 지사의 사업으로 한정해 정파적 공격을 일삼았다.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의 숙원을 외면하며 '서울편입'에 대한 일부지역의 반응에 들떠있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한동훈 위원장은 서울편입과 메가시티, 경기분도까지 묶어서 논의하겠다고 한다.
메가시티와 경기분도. 뭔가 이상하다. 상충된다. 한쪽에서는 합치자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나누자고 한다. 경기분도가 문제여서 서울편입 주장이 나왔다는 당시의 주장은 어디로 갔나? 김포에 가서는 서울편입 계속 검토하겠다고 하고 경기 북부지역 가서는 분도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할텐가? 그냥 "어떻게 될 진 잘 모르겠고 일단 표만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게 솔직할 것이다.
나는 다시 국민의힘에 요구한다. 그때 검토도 명분도 현실성도 없는 서울편입 이슈를 띄우며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을 박살내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개인을 핍박했던 못된 정치질을 반성해야 한다. 집권여당에 속했다는 사람들이 실패가 뻔한 과제를 마치 당장 실현될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조롱했던 행태를 사죄해야 한다.
득표가 다가 아니다. 득표만 노리는 건 정치라고 할 수 없다. 정치는 갈라치고 상대를 핍박하는게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고 협상해 최선이 불가능하다면 차선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본 전제는 신뢰다. 상대 앞이든 유권자 앞이든 마찬가지다. 지역주민을 기만하고 지지자들을 앞세워 비판하는 사람들을 저격하고 끌어내리는 행태, 본인이 공천 받겠다고 말도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줄이나 서는 행태를 이제 멈춰야 한다. 거짓말 하는 정치, 차악만 노리는 정치가 이번 총선에서 심판받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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